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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턴 전환 후기

21년 하계 인턴 과정을 마무리하고 전환 면접을 통해 3급 신입으로 전환이 되었다.
첫 취직 합격인만큼, 인턴과 전환 과정에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상세하게 기록해두려고 한다.
관련 직전 포스팅이 삼성전자 상반기 코딩테스트 후기였으므로 이후 과정을 순서대로 나열해보겠다.

 

 

삼성전자 상반기 인턴 면접

 

면접 날짜를 통보받았을 때는 패닉에 가까웠다. 처음 서류를 넣을 때만 해도 코딩테스트 한번 보고싶다는 마음이었어서 그 이후의 과정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 게다가 당시 나는 IT 동아리에서 프로젝트 런칭을 앞두고 있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던 상태였다.

 

면접도 경험이니 준비를 다 못하더라도 참여해보자는 결심을 했다. 제출했던 자소서를 다시 읽어보고, 간단한 자기소개 문구와 기초적인 인성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했다. 또, 삼성 면접 경험이 있는 주변 지인들을 통해 직무면접에서 나오는 문제들의 유형을 파악했다. 컴퓨터 전공 질문과 최신 트렌드 기술인 메타버스, 5G 등의 질문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면접 일주일 전에 준비하는 내가 포용할 수 있는 양이 아니라는 빠른 판단을 내리게 됐다.

 

간단한 알고리즘과 자료구조 위주로 내가 이전에 공부했던 것들을 잘 설명할 수 있게 정리하고, 모르는 부분은 과감하게 내려놓았다.

 

 

면접 준비를 위해 다시 뒤적여봤던 운영체제 수업자료

 

 

 

글로 쓰고나니 체계적으로 준비한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못했다. 범위만 대충 정해놓았다 뿐이지 그 이후는 뒤죽박죽 닥치는대로 머리에 집어넣었다. 마음이 급하니 차분하게 하고싶어도 뇌가 빙글빙글 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CS 내용들의 목차(?) 그 이상도 이하도 준비 못한 것 같다.

 

면접 전날밤까지도 침대에 앉아 백엔드에서 전해준 이슈를 해결했고, 결국 자기소개 문구조차 성에 안차는 채로 면접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면접은 그냥 들어가서 바로 보는게 아니라 세 가지 면접을 스케줄에 맞게 따로따로 보게된다.

 

보안 서약을 해서 자세한 사항을 게시할 수 없는게 아쉽다. 면접장에서 느낀 기분과 분위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굉장히 체계적이고, 친절하고, 세심했다. 이 면접이 내가 삼성의 이미지가 건강하다고 느끼게 된 계기이다. 훗날 봤던 **은행 면접과 비교하면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물론,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던 것과는 별개로 면접은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한 달쯤 후, 삼성그룹 상반기 최종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에 노트북을 열었다. 생애 첫 기업 면접이고 워낙 못봤다고 스스로 알고있던 터라 기대가 없었다. 준비도 얼마 못했고. 턱을 괸 채로 심드렁하게 결과를 확인하고 눈을 의심했다.

 

전산오류를 의심해 몇 번씩 로그인을 반복했다. 그러고도 삼성그룹 취준생 오픈채팅방에서 전원합격 오류가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 그런 후에야 헉. 하고 실감이 났다. 이게 되네. 카페의 야외 테라스에서 결과를 봤는데 아직도 그때 느낌이 생생하다.

 

 

 

인턴생활

 

합격 이후는 또 순식간에 지나갔다. 복잡한 서류들, 증명사진도 찍어서 제출했다. 통근이 불가능해 한 달 동안 머물곳을 찾고, 온라인 연수를 들었다.

 

실제로 출근을 하면서부터는 훨씬 더 바빠졌다. 첫 출근 퇴근길엔 길도 모르는데 구두때문에 발은 팅팅 붓고. 핸드폰 배터리는 없고. 비까지 와서 어디 주저앉아 울고싶었다. 이후엔 차차 인턴생활에 적응해서 해야 할 일을 해냈다.

 

인턴 과정의 자세한 사항은 보안서약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 원하시는 분들은 열심히 검색해보시면 꽤 나옵니다🥲. 그냥 큰 기업답게 체계적인 과정으로 다양하게 평가를 받았다고만 해두겠다.

 

 

운이 좋았는지 좋은 부서에 배정이 되어 행복한 한달을 보냈다. 일하느라 바쁜 분들이라 인턴이라는 존재가 귀찮을 법도 했을텐데. 친절하고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개인적으로 코로나 이슈가 계속 있어서 출근을 못한 채 격리되었던 날도 많았다. 다행히 부서분들은 물론 인사팀에서도 전환에 불이익은 절대 없을거라며 잘 하고있다고 안심시켜주셨다.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바라본 회사들은 얼핏 전쟁터 같았는데. 모든 회사가, 모든 면에서 그렇지는 않은가보다. 하고 깨달았다.

 

사원증

 

가장 많이 얻은 것은 인적 자원이다. 인턴 동기들. 부서 사람들. 인턴 동기도, 같은 부서도 아니지만 다양한 경로로 친해진 다른 사람들까지. 다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전공을 하다가 왔었다.

 

가끔 보면 내가 이런 대단한 사람이랑 같이 붙었다니? 싶은 동기도 있었다. 본의아니게 또 겸손을 배웠다. 이러다 겸손 마스터하겠다.

 

학생입장에서 회사생활을 체험하고 회사 내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귀한 경험이다. 누군가의 말로 회사를 듣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차이가 크니까. 졸업 전에 이런 기회를 누릴 수 있어서 좋았다. 확실히 인턴 전/후의 시야 차이를 체감한다.

 

 

 

전환 면접

 

하계 인턴의 경우 과정을 마치게 되면 하반기 공채에 자동으로 지원된다. 이때 서류와 코딩테스트는 인턴 입사 때 이미 거쳤으니 패스를 하고 마지막 면접만 보게 된다.

 

면접자체는 하반기 공채 면접자들과 함께 보지만 면접 내용은 다르다. 안타깝지만 이 자세한 내용도 보안서약때문에 밝힐 수 없다. 대략 공채면접보다는 짧고 집중적인 느낌의 면접이다.

 

전환면접은 같은 인턴 동기들끼리 스터디를 진행하며 준비했다. 모두 같은 인턴기간을 거치고 같은 면접을 준비하다 보니 포커싱이 잘 되어서 스터디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 당일 면접장에는 익숙한 얼굴들도 있어서 긴장도 비교적 덜 한 것 같다.

 

이런 사소한 챙김 좋다. 손소독제, 영양제, 니트릴장갑, 보조배터리 겸용 손난로, 펜 등 다양하게 들어있다.

 

 

3월 인턴 서류부터 이어져 온 과정이 이 면접에서 마무리 되는 느낌이었다. 근 1년을 온통 삼성 채용과정에 썼다는 생각을 하니 붙고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결과를 기다리는 한 달 동안은 무슨 정신으로 공부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최종합격

 

스터디 참여를 위해 학교 근처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결과발표 소식을 받았다. 로그인해서 결과를 클릭하기 전까지 별 생각을 다했다. 합격했을 경우 펼쳐질 일 생각. 떨어졌을 때 다시 취준계획을 세울 생각.

 

합격 글자 봤을 때 기쁜 것 보다는 안도감이 컸다. 이제 조금은 쉴 수 있겠다. 하고 긴장이 풀렸다.

 

지금은 채용검진을 마치고 신입연수 대기중이다. 아직도 내가 곧 직장인이 된다는 것이 감이 오지 않는다. 또 앞으로 개발 커리어가 어떻게 될 지도 예상이 되지 않는다. 다만 시기상조인 걱정들은 미뤄두고, 지금은 마음을 추스리면서 지금까지 못해서 아쉬웠던 것들을 하나씩 이루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그 중 가장 하고싶었던 일이 한가지 있다. 압박감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개발 공부해보기. 이전까지는 취업을 해야한다는 압박때문에 마음 편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공부한다는 느낌이 없었다. (사실 그저 내 피해의식일 가능성이 크다.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 뿐이라 아무도 취업으로 눈치주지 않았다.) 이번에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분야를. 시간압박 없이 천천히 감상하며 공부해보려 한다.

 

두서없이 적었지만 나에겐 2021년동안 있었던 가장 큰 일이기에 꼭 기록해두고싶었다.